스타트업퍼(Start-up-er): 가장 빠른 개발자와 데이터 커리어 성장 방법

Aug 22 / Dave Lee
이 글은 잔재미코딩의 Dave Lee가 S전자와 스타트업 쿠팡에서 겪은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는 블로그입니다. 저자는 자유로운 스타트업 환경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며 성장했지만,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면서 스타트업 문화를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IT 교육 시스템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식 업무 경험을 강조합니다. 이 현업 경험을 IT 강의에 반영하여, 수강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잔재미코딩의 Dave Lee입니다. 최근 오랜만에 6개월간 데이터 스쿨에 참가하면서, 스타트업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와 데이터 커리어 성장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제 작은 경험을 공유하며, 가장 현업에 가까운 몰입 경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트업퍼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30대 후반, 삼성의 안정에서 쿠팡의 도전으로

저는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30대 후반까지 보냈습니다. 삼성은 정말 훌륭한 기업이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많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안에서 많은 제약을 느꼈습니다. 삼성은 아무래도 제조업 스타일이므로 업무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는 다양한 업무 경험이 어려웠고, 내 아이디어로 개발까지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오랜동안 삼성을 다니면서, 속으로는 답답함이 쌓여갔고, 40대가 되면 더 이상 변화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30대 후반 과감히 쿠팡으로의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당시 쿠팡은 아직 초기 스타트업 분위기였기에, 주변 사람들은 이런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조용히 퇴사했죠.

쿠팡은 자유로운 IT 기업이기 때문에 기획부터 다양한 개발까지 경험하며,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험난한 파도와의 만남

쿠팡에서 업무를 시작할 즈음 국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알파고 때문이었죠. 저 또한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았고, 이 즈음에 새로운 팀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팀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팀이었습니다.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바로 옮기게 됩니다. 새로운 팀에는 5명의 개발 전문가가 있었고, 각자 시간만 주어지면 알아서 학습해서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익히고 적용하는데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날 즈음 4명은 다른 팀으로 포기하고 가버렸습니다. 개발과 데이터 분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수학과 논문, 그리고 오랜 데이터 처리를 기다리다 지쳐버린 것입니다. 저 혼자 남다보니, 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워서, 기획 경험을 기반으로 Product Owner 로 포지션을 옮겼습니다.

내 기획으로 개발을 하고 싶었기에, 첨에는 의욕이 넘쳤습니다. 관련 기술부터, 세부 기능, 향후 단계까지 완벽히 기획한 제안서도 여러 차례 작성했습니다. 완벽을 기하고 싶어서, 주요 임원들께도 보냈고, 피드백을 얻으려 했고, 동료 개발자들에게도 제안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피드백을 받지 못했고, 개발자들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1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기획자인데 실행이 안되니, 민망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갈수록 조직에 대한 불만은 쌓여갔습니다. 조직도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매니저들은 직원들이 출근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 미팅도 수시로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동네 축구하듯이 우루루 몰려가고, 누군가의 뜬금없는 의견에 갑자기 목표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반영되지 않았고, 저 스스로도 입을 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퇴사를 고민하게되었고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집중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그 때 집중한 것이 IT 강의였습니다. 예전부터 복잡한 지식을 습득, '소화'하여 재생산하고, 발표하는 일은 피드백이 매우 좋았기에, 이런 경험을 살려서, IT 강의를 새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퇴사 후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만큼 절제절명의 상황이었습니다.

어둠 속의 빛: 스타트업인의 DNA

이렇게 1년이 지날 즈음 저는 조직이 망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조직의 성과는 항상 탁월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엉망인 조직이 성과가 좋을 수 있을까? 문득 생각해보니, 저는 조직원 모두를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바보라고 생각된다면, 실은 내가 바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다들 실리콘벨리에서 구글등 글로벌 IT기업에서 오랜동안 경험을 쌓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버리고, 그들이 하는 바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따라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특징이 있었지만, 가장 특이한 것은 아무도 나에게 정확한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삼성에서는 위에서 시키는 바를 정확히 입맛에 맞게 수행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쿠팡에서는 성과가 좋아야 했지만, 그 과정을 속속들이 디테일하게 시키거나,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그 중 몇가지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발자와 데이터 과학자등은
  • 개발자와 데이터 과학자들은 빠르게 최신 기술을 익히고, 목표 달성을 위해 바로 적용해본다
  • 개발자와 데이터 과학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바를 시도한다.
  • 때로는 개발자가 데이터도 분석도 하는등 서로의 업무의 선을 넘기도 한다. 그래도 좋다. 결과만 좋으면!

기획자와 데이터 분석가등은
  • 각 제안서는 선명한 주장과, 깊은 데이터 분석과 이를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는 선명한 그래프와 데이터로 구성
  • 문서등 형식 보다는 문제에 집중해서, 문제를 위한 정답 솔루션을 찾는데에 목표를 둠

이외에도 다양한 특징이 있었는데, 그런 특징들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자료는 없었습니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 또 왜 그렇게 하는지를 이해해보며, 나의 스타일에 맞게 적용해야 했었습니다. 좀만 더 버텨보자는 맘으로 하나씩 실행해보았습니다. 소위 '몸빵'으로 느낀 것입니다.

심지어 저는 업무를 위한 어투도 바뀌었습니다. 저는 매니저였는데, 매니저들은 특유의 어투도 있었습니다. 가이드인 듯, 아닌 듯하는 어투였는데요. 상대방이 가이드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관련 내용을 참고하여,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게 서서히 시간이 흘렀고, 어느 새인가 미팅에 제가 없어도, 동료들이 따로 저에게 의견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의견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세운 목표를 어떻게 실행해갈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동의해서 결정한 바이므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재미도 있었습니다. 결과가 잘못나오더라도, 우리가 결정한 바이므로, 어떤 부분을 잘 못 생각했는지, 생각하고, 다음 결과물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스스로 목표를 만들고, 생각하고, 실행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후부터는 업무하고 사고하는 모든 방식이 달라진 듯 합니다. 아! 이게 스타트업이구나! 스타트업인은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다르구나! 

스타트업 대우는 정말 좋구나!

제가 쿠팡에서 1년만에 퇴사했다면, 이런 경험은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6년을 다니고 보니, 참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조직의 동료 대부분은 실리콘밸리에 있었기 때문에, 때때로 다양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그 중 이 질문에 저는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스톡옵션없이 연봉만 받으면 자산을 쌓나요?"

이 말을 듣기 전까지, 저는 연봉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모두 동일합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실리콘밸리에서는 세금이 매우 높기 때문에, 연봉은 생활비로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대신 유망한 기업에 조인해서, 스톡옵션을 받아서, 스톡옵션이 터져주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수억에서 수십억의 목돈이 되기 때문이죠. 당시만 해도 저는 스톡옵션이 없었고, 그 친구는 스톡옵션이 있었는데, 제가 스톡옵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다니는 것이 너무 이상해보였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 한국인 직원들도 스톡옵션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쿠팡이 상장을 하면서, 실제 스톡옵션을 행사도 해보았습니다. 일반 기업과는 달리, 스타트업은 보통 스톡옵션을 줍니다. 성과만 잘 나오면, 보상도 획기적으로 해주겠다는 뜻입니다. 만약 제가 1년만에 퇴사했다면, 이런 스타트업의 좋은 대우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스쿨이나 대학에서는 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교육업계는 보수적입니다. 대학도 마찬가지고, 6개월 코스를 진행하는 스쿨의 경우도 수강생 피드백에 매우 예민합니다. 그러다보니 갈수록 수강생이 편안해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보입니다. 결국 기술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고, 이미 짜여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강생이 질문하는 코드나 정보에 강사나 코스매니저가 바로바로 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처음 기술을 익힐 때야 이와 같은 방식이 필요하지만, 프로젝트까지 이와 같이 진행하다보니 한계가 있어보입니다. 

프로젝트 수행시에도 바로바로 답을 해야 하다보니, 미리 정답을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미리 정답이 있는 짜여진 프로젝트 속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포트폴리오가 비슷해집니다. 이와 같은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취업문을 두드리다보니, 채용 매니저들이 관련 포트폴리오를 가진 지원자들을 서류에서 거르게 됩니다. 설사 서류를 패스한다 해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얻은 경험이 미약하다보니, 관련 경험을 묻는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스타트업퍼(Start-up-er)? 어떻게 하면 우리도 스타트업 업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만약 스타트업 스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다면, 모두 다른 결과, 자기만의 결과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굉장히 값진 경험을 얻게 됩니다. '가장 어려웠던 프로젝트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어려웠고, 어떻게 대응했는지'등을 스타트업 면접에서 많이 묻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경험을 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확실히 스타트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천편일률적이고, 신뢰성이 없는 스쿨 교육이 일반적인 현재 상황에서는 이런 경험을 충분히 가진다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업무 스타일은 생각하는 사고부터, 업무 방식, 실행 방식, 관리 방식 전반이 완전히 기존 국내 회사와는 다릅니다. 사고조차 다르기 때문에, 생소함으로 처음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은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어려움 때문에 기존 교육 체계 속에서는 관련 시도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 1개월만이라도 이 경험을 해볼수만 있다면, 크게 배우고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스타일로 업무를 대하고 실행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유투브 등에서만 보더라도, 전통적인 기업인(삼성, KT, 공기업, 공무원등)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달라보입니다. 심지어 입고있는 복장부터 다른 경우가 많죠. 실리콘밸리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않지만, 한참 검색해본 결과 영어 사전에서 스타트업퍼(Start-up-er) 라는 단어를 찾아내었습니다. 스타트업퍼는 아무런 가이드와 설명, 멘토링조차 없어도,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좋은 솔루션을 찾고,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정말 고대하는 인재상기도 하고. 또 스스로에게는 부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퍼(Start-up-er) 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까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며, 진정한 IT 전문가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IT 강의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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